저연차 공무원 ‘대체처분 제도’ 시행…처벌 대신 교육·봉사로 행정 역량 키워
업무 미숙 과실에 신분상 처분 대신 교육·현장 봉사 선택...
청렴성·행정 효율성 동시 강화…유연한 감사제도 정착 나서...
태백시가 저연차 공무원의 업무 적응을 돕기 위해 처벌 중심의 감사 관행에서 벗어나 교육과 봉사를 통한 개선 중심 제도를 도입했다.
태백시(시장 이상호)는 12월 15일부터 재직 5년 미만 저연차 공무원을 대상으로, 업무 미숙으로 발생한 실수에 대해 훈계나 주의 등 신분상 처분을 교육 이수나 현장 봉사활동으로 대체할 수 있는 ‘대체처분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는 단순한 책임 추궁보다는 재발 방지와 행정 역량 강화를 목표로 마련됐다.
그동안 공무원 감사 과정에서는 업무 미숙으로 인한 과실이 확인될 경우, 고의성 여부와 관계없이 훈계 등 신분상 조치가 뒤따르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저연차 공무원의 경우 행정 경험 부족으로 발생한 실수임에도 처분 기록이 남아 위축된 조직 분위기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태백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대체처분 제도를 도입했다.
대체처분 제도는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 적용된다.
대상자는 △집합교육 16시간 이상 △사이버교육 20시간 이상 △현장 봉사활동 16시간 이상 중 하나를 이행하면 기존의 훈계나 주의 처분을 대신할 수 있다.
교육은 직무 역량 강화와 행정 이해도를 높이는 내용으로 구성되며, 봉사활동은 시민과 직접 소통하는 현장 중심 활동으로 운영된다.
태백시는 이번 제도를 통해 저연차 공무원이 실수를 경험 삼아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처벌 위주의 감사는 단기적인 경각심을 줄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소극 행정과 책임 회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는 교육과 봉사를 통해 업무 이해도를 높이고, 공직자로서의 책임감과 공공성도 함께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현장 봉사활동은 단순한 형식적 조치가 아닌, 시민의 입장에서 행정을 바라보는 계기로 활용된다.
사회복지시설 지원, 환경정화 활동 등 공공서비스 현장을 직접 경험하면서 행정의 결과가 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체감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저연차 공무원의 공감 능력과 현장 대응력을 높인다는 취지다.
태백시는 대체처분 제도가 청렴성을 약화시키는 제도로 오해받지 않도록 적용 기준을 명확히 했다.
고의나 중대한 과실, 반복적 위반 사례에는 기존의 엄정한 감사 원칙을 그대로 적용한다. 단순 업무 미숙이나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 과실에 한해 제도를 활용해, 감사의 공정성과 신뢰성도 함께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태백시 관계자는 “대체처분 제도는 저연차 공무원의 조기 적응을 돕고 보다 진취적인 업무 수행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라며 “실수를 숨기기보다 공유하고 개선하는 조직 문화가 행정 품질을 높이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청렴성과 행정 효율성을 함께 높일 수 있는 유연한 감사제도 운영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 도입은 공직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적극 행정’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공무원이 실수에 대한 과도한 부담 없이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행정 서비스의 질도 함께 향상된다는 인식이 반영됐다.
태백시는 대체처분 제도가 조직 내 소통을 활성화하고, 책임 있는 행정을 유도하는 긍정적 장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감사 제도의 완화가 공직 기강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태백시는 제도 남용을 막기 위한 사전 검토와 사후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와 대체처분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실질적인 교육 효과와 개선 성과를 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태백시는 이번 제도를 시작으로 인사·감사 전반에서 ‘사람 중심 행정’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단순한 규율 유지에서 벗어나, 공무원의 성장과 시민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는 행정 혁신이 목표다.
저연차 공무원이 안정적으로 조직에 적응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때, 그 혜택은 결국 시민에게 돌아간다는 판단이다.
대체처분 제도는 처벌을 줄이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더 나은 행정을 만들기 위한 수단이다.
태백시의 이번 시도가 저연차 공무원에게는 성장의 기회가 되고, 조직에는 책임과 신뢰가 공존하는 감사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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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돈 기자(hizonenews@daum.net)















